Alkmarr - 네덜란드 전통 치즈 시장

  Alkmarr는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1시간 정도 거리의 북쪽에 위치해있다. 이 곳이 관광지로 유명한 이유는, 매주 금요일에 전통적인 방식으로 치즈가 거래되는 치즈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라고 론리플래닛에 나온 것 같다. 그리고 그 치즈 시장은 9월 초까지만 열린다. 지금 생각해보면 날씨때문인 것 같지만, 아마도 예전에는 겨울에도 이런 치즈 시장이 열렸을 것 같다. 네덜란드인들은, 뭐랄까, 가끔은 너무 딱딱하다 싶을 정도로 모든 역경을 꿋꿋이 버텨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경향이 있으니까..

 

 어쨌든 나와 ㅅㅎ, ㅁㅇ 이 간게 9월 3일이었으니, 아마도 2007년의 마지막 행사였을 것이다. 이 ‘전통적인 방식의 치즈 거래 시장’은 금요일 10시-12시 사이에 열리는데, 9시가 좀 넘어 도착하니 이미 시장이 열리는 Kaasmuseum(치즈박물관)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광장에는 수 많은 원반형 Gouda치즈가 숙성 기간에 따라 탐스러운 노란 빛을 띠고 가지런히 쌓여있었고, 주변에서는 나막신을 손으로 깎는 장인도 있었다.










  이 거래 방식은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우선 흰 가운을입고 숙련된 혀를 가진 감정가들이 치즈를 감정하고, 거래에 대해서 서로 협의한 후, 거래가 성사되면 ‘운반자’들에게 치즈를 운반을 일임한다. 흰색상하의를 입고, 보라색, 노란색, 빨강, 파랑, 초록색 등 각각의 모자를 쓴 4명으로 한 팀이 이루어진 운반자들은, 치즈 거래가 성사되면 자신들의어깨에 매달린 ‘들 것’에 치즈를 싣고(한 덩어리가 7-8kg정도인데, 이걸 8개 쌓으니 50-60kg 정도가 된다.) 커다란 저울로 가서 무게를재고, 무게가 정확하면 반대편의 상인들의 수레로 실어준다.
 

  이 운반 과정이 재밌었는데, 배나온 아저씨들이 무거운 치즈를 안정적으로 나르기 위해서 상체는 앞으로 살짝 굽힌 채 양팔을 공중에서 크게 휘저어가며 엉덩이를 뒤로 빼고 뒤뚱뒤뚱 뛰어다니는 모습이, 어딘가 애환이 서린 듯 하면서도 우스꽝스러웠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나 더 힘들어했던 (배나온) 후세인 아저씨. 훨씬 젊어보이는 앞사람을 쫓아다니느라 계속 진땀빼더니만, 나중에는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다니는게 애처러울 정도였다..


일이 끝나갈 때쯤의 여유로운 모습. 아마도 오늘 점심으로 어떤 치즈와 맥주를 마실까 상의하고 있을 것이다.


  마지막 정리 행사. 거래가 웬만큼 끝나가면 악대가 들어오고, 마차에 탄 지방 유지(?)가 들어와서 잠시 연설을 한 후 오늘의 시장이 마무리된다.이 것을 구경할 때만 해도 실제 거래라 생각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순전히 관광객을 위한 ‘재현 행사’라고 한다. (쑈,라기에는 어감이 좋지않다.) 그러고보면 후세인 아저씨가 그렇게나 힘들어한 것도 이해가 된다. 이게 실제 직업이라면 그렇게 힘들어 할리가 없었겠지.

 

  어쨌거나 이 날은 재밌게 구경하였다. 지금에서야 안타까운 것은, 이 땐 내가 아직 치즈에 대해 호기심만 풍부할 뿐, 제대로 먹어본 적도 없었다는 것이다. 치즈가 입에 물리고,조금만 더 알고 갔더라면 더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아는만큼 보인다’라는 말은 참 재수없게 들리기도 하지만, 게으른 여행자에게는 가장 뼈아픈 충고가 되기도 한다.

 

 암튼간에, 지금 저 치즈 한 덩어리만 이 곳으로 배달해준다면 나는 더 이상 게으르지 않을 수 있을텐데..!



 2007.9.3. /Pentax KX / Reala100


by chada | 2008/02/28 18:18 | 행운의 섬들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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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이안 at 2008/02/29 11:03
덕분에 치즈 실컷 봤습니다..^^
Commented by 때때로진실 at 2008/03/03 21:12
네덜란드 살면서 고다 치즈 안 끼고 살면 안 되지, 하이네켄 한 박스를 늘 마트에서 들고 나와야 하는 것처럼.
Commented by chada at 2008/03/03 23:33
1/ 기회되면 꼭 가보시지요. 주변에 치즈 시장이 열리는데, 마음껏 시식도 가능하답니다,,

2/ 난 '올드암스테르담'이 제일 낫더라,,근데 난 박스채로 들고나온 적은 한번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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