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쏴야하는가?

1. 식민지에 주둔하는 지배국의 경찰이 있었다. 주민들은 앞선 약간의 두려움에, 뒤로는 강한 모멸감과 경멸을 드러내곤 하였다.그러다가 어느 날, 코끼리가 미쳐 날뛰기 시작하여 사람을 죽이고 건물을 부수기 시작해서 그가 총을 들고 가게 된다.

 그가 총을 들고 코끼리를 발견한 순가, 이미 코끼리는 얌전하고 온순한 상태로 돌아온 후였다. 굳이 쏠 필요는 없었고, 쏘고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이미 그를 둘러싼 '군중'들은 그가, 식민지에 주둔중인 제국주의의 표상이, 그 지배자의 권력이, 총을 든 압제자가 무언가를 해주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코끼리 고기에 대한 기대, 또 다른 수확물에 대한 기대, 이미 정지할 수 없게 된 감정적인 막연하 기대에 사로잡혀서.
 그는 결국 마지못해 코끼리를 쏜다. 한 방, 두 방, 총을 바꿔가며 코끼리가 죽을 때까지. 코끼리가 쓰러질 때까지 그는 확신하지 못한다. 이 코끼리를, 이들의 기대를 맞춰주기 위해  쏴야하는가?

 그 코끼리를 미쳐 날뛰게 한 건 누굴까? 또한 아무리 군중이 원한다 하더라도, 그렇게 총을 쏘는 것은 옳은 일인가? 모두를 위하는 길일 수 있을까?
 어쨌거나 코끼리도 누군가의 코끼리였고, 또한 필요할 터인데, 또 다른 코끼리가 있느냐는, 또한 그 코끼리를 온순하기만 할 것이냐는 것에 대해서 누가 확신할 수 있는가.  다만 그들이 그 것을 강렬히 원하고 표출하고 있는 터인데..

 다시 한 번, 정말 코끼리를 쏴야했는가?
                       
 (G모 작가의 수필집에서)
 작년에 이 수필집을 읽고 생긴 한가지 막연한 바램이 생겼었다. 힘들고 나는 못할 것 같았기에, 못 본척하려던 그 바램을, 이루고 싶어졌다.

2. 내일은 더울 것 같다.

by chada | 2008/06/07 22:11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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